<논의 배경>
이 명문화 작업은 멸종반란한국의 초기활동에서,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남성 젠더가 과대표되었던 여러 상황을 경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. 활동가 공동체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되었고, 이에 관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열정적이고 정성을 기울인 세심한 논의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. 이 문서는 완성본이 아닙니다. 이어지는 고민과 대화로 공동체가 진화해가며 새롭게 업데이트될 것입니다.
<들어가는 글>
우리 모두는 기후위기와 생태적 재난을 초래한 해악적인 시스템 속에서 자라났습니다. 현재의 시스템은 끊임없이 서로를 나누고 차별하며, 편견을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강화합니다. 우리는 멸종반란의 가치와 원칙에 따라, 해악적인 시스템과 그 안의 스스로에게 공개적으로 도전합니다. 우리도 모르게 내면화된 위계적이며, 편견과 차별을 만들어내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성찰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갑니다. 이에 우리는 위계를 해체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온 페미니즘과 동물권 등 여러 다양성의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. 이 과정 자체가 바로 기후운동이며 반란임을 인식합니다.
<우리의 약속>
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합니다. 종(species), 인종, 성별, 성 정체성, 성적 지향, 장애 및 질병 유무, 출신(국가, 지역 등), 연령, 외양, 사회 경제적 상황 및 지위, 종교, 또는 기타 정체성 요인 등에 관해 정상성의 기준을 세우고 판단하거나 표현하지 않습니다.
멸종반란한국(이하 멸반)은 우리의 모든 활동(액션, 공동체구성, 행사 등)과 우리가 생산하는 콘텐츠에 대하여 차별 및 혐오, 편견을 재생산하는 요소가 없는지 적극적으로 성찰합니다.
우리는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당연히 여겨온 차별 및 혐오, 편견을 재생산하는 말과 행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지 깊이 이해하고 공감합니다.
우리는 차별 및 혐오, 편견을 재생산하는 요소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공동체 구성원의 용기에 고마움과 지지를 보냅니다.
우리 모두는 차별과 편견을 재생산해온 시스템 속에 살고 있기에,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고 실수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고, 그런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습니다.
우리는 이 논의를 마주할때 생기는, 혹시라도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되지나 않을까하는 불안감과 긴장감, 부담감, 불편함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합니다.